바라코아의 이튿날, 말레콘을 하염없이 걷다가 흰 옷을 입은 그냥, 물건을 팔려고 온 아저씨이겠거니 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처음엔 잡상인인가 싶어서 그냥 무시하려고 했었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그렇지도 않고 영어도 잘 하시고 참 좋으신 분이더군요.
만나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가 해변 앞에서 모히또를 마시며 본격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아저씨의 이름은 로베르토, 바라코아에서 종종 가이드 일도 하시며 매일 저녁에는 바라코아의 스타디움에서 아이들에게 유도를 가르치시는 분이였습니다.
아저씨는 유쾌하시고 아는 것도 많으신 분이셔서 같이 모히또를 마시며 쿠바의 이모저모의 이야기와 바라코아의 이야기들을 즐겁게 나누었습니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영어를 잘 하시는 분이여서 소통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고 말도 잘 통해서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게다가 역시 어디서 먹던 쿠바의 모히또는 최고! 바닷가 근처의 까페에서 모히또라니!)
사진을 찍자니 항상 가지고 다니시는 다른 관광객 친구가 보내줬다는 사진으로 만든 책을 들고 저런 포즈를 지으시더군요 ㅎㅎ
그리곤 바라코아의 여러 곳들을 보여주시겠다며 길을 나섰습니다. 이 곳은 로베르토 아저씨가 매일 저녁 일을 하신다는 바라코아의 스타디움입니다. 황량하긴 했지만 역시 야구가 유명한 쿠바답게 넓게 야구장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조금 더 걸으니 드넓은 초원에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더군요 신기한 풍경이였습니다. 야구장 옆의 말이 있는 초원이라니...
로베르토 아저씨를 따라 오솔길을 걸어서 말레꼰이 아닌 모레사장이 있는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아저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 곳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해수욕을 하는 곳이라구요. 이 길을 걸으며 이것저것 신기한 식물들도 많이 보고, 궁금했던 것들도 많이 물어보고 그랬습니다. 그동안은 봐도 이게 뭐지 하고 물을 사람이 없었는데ㅠㅠ (대부분의 쿠바노들이 영어를 잘 할줄 몰라서 묻기가 힘듭니다.)
로베르토 아저씨는 전날 밤에 비가 와서 길이 좋지 않자 익숙하다는듯이 쿨하게 신고있던 신발을 벗고 걸으시더군요.
그렇게 조금 걷다보니 바다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진속의 저 곳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첫 발을 내딛은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 기초적인 지식도 알지 못한 채 바라코아에 와서 처음 안 사실이라 굉장히 신기하고 신선했습니다. 로베르토 아저씨를 만난 게 다행인것 같기도 했구요 ㅎㅎ
여튼 그래서 바다 앞에 그를 기리는 작은 화환이 걸려있더군요 (조금 조촐해보이긴 하네요). 그리고 콜럼버스가 처음 바라코아에 발을 내딛었을 때에는 이곳이 인도인줄 알고 내렸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곳은 그 바다와 안쪽의 강이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바다와 강이 이어지는 곳이 뭐 신기하나 싶기도 하지만 너무도 선명하게 바다와 강의 색 차이가 나는 저 풍경이 신비로워서 한참을 쳐다봤었습니다.
바다 건너편을 보면 사진의 왼쪽에 납작한 산이 하나 보였는데, 이름은 '융케산'으로, 그 특이한 지형 때문에 쿠바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산이라고 해요. 콜럼버스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모자 모양의 산을 발견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산의 모양과는 다르게 생겨서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바라코아는 코코넛 산지로도 유명합니다, 로베르토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곳이 다 코코넛 나무들이 있는 곳이야!' 라고 했는데 직접 보니 어마어마한 양의 코코넛 나무들이 빽빽하게 몰려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코코넛 먹는 게 아니라며 자랑을 마구 하시더라구요 ㅎㅎ
그렇게 잠깐동안의 바라코아 구경을 마치고 시내로 돌아가려는 데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와서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이내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걸음을 멈추고 스타디움 아래에서 잠시 쉬게 되었습니다. 비가 조금씩 오는데도 쿠바 아이들은 파도치는 바닷가에서 신나게 놀고 있더군요. 왠지 순수해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에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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