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볼트 국립공원 투어를 하기 전날, 그 투어에 마구아나 해변이 포함됬는지도 몰랐을 뿐더러 투어 계획도 없었을 때였는지라 로베르토 아저씨와 함께 마구아나해변을 먼저 방문했었습니다.

마구아나 해변이 유명하다길래 가보고는 싶었지만 바라코아에서 택시는 많지 않기에 마을의 중심지에서 꽤 많은 거리가 떨어진 마구아나 비치는 너무 비싼값을 불러서 주저하고 있었는데, 그런 얘기를 하자 로베르토 아저씨께서 직접 택시도 잡아주시고 가격흥정까지 잘 해 주셔서 운좋게 왕복 택시비 20CUC에 마구아나 비치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거리는 택시를 타고 약 30분 넘게 달렸던 것 같아요.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고 놀 생각이여서 카메라에 혹여나 물이 들어갈까봐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아서 이 날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밖에 없습니다 ㅠㅠ

쿠바에 약 한 달간 머물면서 Playa, 즉 제대로 된 해변은 3군데를 들렸는데 그 중 이 마구아나 해변은 셋 중 가장 자연스러운 자연 그대로의 해변이였습니다. 흔히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에메랄드빛이 아닌 새파란 진짜 바다같은 느낌이랄까요?



낮부터 해가 기울때까지 실컷 해수욕을 하고 놀았지만 아쉽게도 사진은 없습니다. 바다는 모레도 부드럽고 그다지 깊지 않아서 놀기 아주 좋았습니다.

사진들은 모두 해가 지며 추워지려 해서 짐을 챙기고 다시 돌아가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그래서 좀 어둡기도 하네요.




해변에서 안 찍으면 서운한 발자국 사진까지 잘 찍고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급하게 훔볼트 국립공원 투어를 하며 다시 들른 마구아나 비치입니다. 이 떄는 카메라가 있어서 위의 핸드폰으로 찍었던 사진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 들긴 하네요. 아래에 있는 사진들이 좀 더 사실에 가까운 마구아나비치같습니다. 정말 저렇게 샛파랬거든요.




저희는 전날에 실컷 해수욕도 했고, 마구아나 비치를 들르는지도 모르고 투어에 참여해서 수영복도 없었기에 모레사장에 앉아서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기만 했습니다.백인 아이와 흑인 아이 둘이서 장난치며  파도와 싸우듯이 잡으려고 하다가 도망치기도 하는, 바다에서 노는 모습이 너무 예쁘더군요. 마치 한 폭의 그림같았습니다.


해변에 계속 앉아있는데, 마구아나 비치에서 사는 듯한 개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 중 굉장히 마른 저 개는 계속 저희를 쫒아다니며 얌전히 옆에 앉더군요. 제 수중에도 먹을것이 없었기에 주지 못하는 데도 떠나질 않아서 안쓰러웠습니다. 이 해변에 있는 개들은 모두 너무 말라서 불쌍할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배고파서 해변 옆 식당에서 샌드위치를 먹는데 해변의 거의 모든 개들이 달려들어서 무섭기도 했답니다.



여튼 그렇게 개들과 함께 모레사장에서 푸른 마구아나 해변을 감상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고 다시 투어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까사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샤워와 신발빨래! 진흙이 잔뜩 뭍은 신발을 잘 빨고 내일까지 마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안고 테라스에 신발을 널었습니다. 다음날이 바라코아에서 산타클라라로 떠나는 마지막 날이였거든요.

 


두려움을 안고 신발을 널고 테라스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니 신기하게도 작은 달 아래에 일직선으로 구름이 펼쳐져 있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푸른색 하늘에 바다쪽에는 해가 지며 나타난 붉은 빛이 있고, 그 경계에 그려놓은 듯한 일직선의 구름, 그리고 그 구름을 지키는 듯이 떠 있는 작은 미완성의 보름달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도 잔뜩 찍고 한참을 감상했습니다. 왜인진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쿠바에서의 기억 중 하나랍니다. 



아래의 공감버튼을 눌러주세요! 큰 힘이 됩니다~

바라코아에는 유난히 자연을 만날 수 있는 투어상품들이 유명한데요, 저희가 갔을 당시에 날씨가 이틀정도 좋지 않아서 가장 하고싶던 매너티를 볼 수 있다는 배를 타는 강 투어는 불가능하고, 다른 투어를 찾아보다가 훔볼트 국립공원 투어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쿠바에 왔으니 쿠바의 산, 자연 환경도 한 번 만끽해보자는 생각으로요!

결정하고 여행사에 갔을 떄가 여행사 문을 닫은 떄라서(쿠바에선 거의 모든 가게가 일찍 문을 닫아요!) 남아있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냥 다음날 아침에 출발하니 시간에 맞춰서 아침에 여행사에 오면 투어를 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아침, 잘 일어나지도 못하는 탓에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하고 헐레벌떡 여행사로 가서 결제하고 투어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작은 미니버스에 가이드 한 분과 유럽사람들만 가득 있었고, 동양인이라곤 저와 동행인 한 명뿐이였습니다. 게다가 다른 분들이 모두 다 적어도 30대 이상이신 분들이셔서 같이 투어를 갔던 분들은 거의 저희를 중학생 정도로 보셨던 것 같아요.ㅎㅎ.... 그렇게 버스를 타고 한참 달려서 산속에 도착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창밖으론 저런 숲의 풍경들이 펼쳐졌어요. 



한참 투어버스에서 자다가 눈을 떠 보니 산 속에 도착했습니다. 내려보니 이게 국립공원인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우거진 산이였습니다. 바보같이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을 생각한 탓에 걷기 좋은 산책로 정도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것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이였어요.



위에 올린 큰 나무 사진도 그렇고, 바로 위의 붉은색 꽃도 가이드분이 쿠바에서 나는 특인한 종이라고 이야기 하셨던 것 같은데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네요. 가이드는 물론 영어라서이기도 하고... 나머지 분들이 모두 유러피안이라 저희 빼곤 너무 유창하게 대화를 하셔서 끼기 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해야하는 건가봐요!

투어를 하는 내내 가이드분이 사람들을 끌어주시며 이것저것 설명해주셨습니다. 매일 이렇게 험한 산을 탄다면 체력이 매우매우매우 좋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따라갔습니다. 산을 오르는 건 잘은 모르지만 1~2시간쯤 걸렸던 것 같아요. 어제와는 다른 너무나도 쨍쩅한 날씨에 꽤 힘들게 등산을 했습니다



동행한 유러피안들은 다양한 직업군에,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였습니다. 30~40대의 부부가 대부분이였고, 특이하게도 백발의 누가봐도 나이가 지긋해보이시는 영국 노부부가 함께했는데요, 할머니분께서 저와 제 친구를 보고 말도 계속 걸어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좋았답니다.

쿠바에서 여행하던 얘기들을 함께 나다가 역시 세상 사람들은 다 똑같구나 생각하게 됐던 일화가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몸이 좋지 않으신 할머니를 챙기지 않고 앞서서 쭉~ 나가시다가 길을 잘못드셨는데, 그 때 저와 함께 있던 할머니께서 "저 영감 말을 들으면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어" 라고 웃으며 말씀하시더군요. 너무 귀엽기도 하고 함께 있던 모든사람들이 빵 터졌었죠 ^^



홈볼트 국립공원이 얼마나 우거진 수풀 산이냐하면 위의 두 사진을 본다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줌인하지 않은 그냥 찍은 사진들인데 저정도네요. 저 뺵뺵한 나무들이란.. 걷다보면 좌우로 자주 보이는 풍경 중 하나라는게 이 투어를 하는 동안에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지금 다시 보니 또 신기한 것 같네요.



투어를 하면서 신기한 나무들, 열매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이 코코넛과 카카오였는데, 아쉽게도 카카오를 찍었던 사진을 실수로 지워서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 대신 코코넛 열매 사진은 위의 사진입니다. 코코넛도 카카오도 진짜로 나무에 열매로써 달려있는 것을 처음 보는지라 너무 신기했습니다.



쿠바는 새 관찰을 하러 오기도 좋은 나라라고 합니다. 홈볼트 국립공원 투어 곳곳에서 새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의 새는 딱따구리인데요, 가이드분께서 나무를 쫀다는 설명에 딱따구리임을 알 수 있었어요. 그러더니 가이드분께서 한국어로 딱따구리가 뭐나고 하시길래 아무 생각없이 딱따구리라고 말을 하니 함께있던 모든 사람들이 신기해 했습니다. 딱따구리의 소리에서 착안한 말이냐면서요. 





신기하게 생긴 나무, 꽃, 가시나무 등 희귀한 생물군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산의 정상쯤 되는 부분에서 탁 트인 전망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사진에선 잘 느껴지진 않지만 끝없이 펼쳐진 푸르른 풍경의 끝에 파란 바다가 펼쳐진 저 광경이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저 전망대를 지나고 나니 바닥이 많이 질척했습니다. 아마도 그늘진 부분들이라 그전에 온 비가 다 마르지 않았던 것 같았어요. 식물들고 덩굴들도 많고 해서 마치 정글을 걷는듯 한 느낌이였습니다.




 또 역시 신기한 열매의 껍질과 개미집의 모습입니다. 정말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보는 생물들을 많이 볼수 있었어요. 사진찍느냐 바쁠 정도로요. 아 그리고 홈볼트 국립공원의 신기한 점 중 하나는 흙이 붉은색이라는 점이였습니다.



그렇게 한참 걷다보니 계곡이 나왔습니다. 저는 당일날 아침에 바로 돈을 내고 별다른 설명도 듣지 못한채로 나와서 수영복도, 간식도 챙기지 않았어서 수영을 할 수 없었지만 함께 투어를 했던 유럽 사람들은 수영도 하며 간식도 먹더군요. 잠시 너무 부러웠습니다. 너무 더웠거든요 ㅠㅠ



한참을 걷고 보니 신발이 저렇게나 더러워진 상태였습니다. 진흙을 밟을 수 밖에 없고, 길도 좋지 않은지라 어느새 저렇게 되어 있더군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결국 집에 돌아가서 신발 빨래를 했습니다. 훔볼트 국립공원이 어느 정도의 산인지 짐작이 되시나요?ㅎㅎ 



계곡을 지나서 그 후로도 작은 계곡 3개정도를 걸어서 출구쪽으로 나왔습니다. 그 세 개의 계곡에는 작은 징검다리조차 없어서 결국 신발을 신은채로 계곡에 입수!! 끝내 거의 신발은 포기하며 투어를 다녔습니다. 계곡에 발을 담그기 싫다면 돈을 내고 물소? 같은 동물이 끄는 마차를 타면 되던데 역시나 팁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걷기로 했죠.



나오는 길에는 사람들이 몇 가구 사는지 가축들도 좀 있고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 때 봤던 국립공원 근처에 사는 아이들입니다. 앞에 있는 아이의 눈망울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훔볼트 국립공원 투어는 이게 끝이 아니라 이 이후에 다시 버스를 타고 마구아나 해변으로 가는 여정이 있는데요, 그건 다음에 이어서 포스팅하기로 하겠습니다. 역시나 그렇듯 잔뜩 진이 빠져서 마구아나 해변으로 가는 내내 곯아떨어져 잘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힘도 들고 신발도 다 망가져서 그 때는 좀 원망스럽기도 한 투어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언제 그런 경험을 다시 해 보나 싶기도 합니다.



아래의 공감 버튼을 눌러주세요~ 큰 힘이 된답니다^^

아침에 바라코아 시내로 나가면서 어젯밤 저녁이 너무 맛있어서 다른 고민 없이 까사 주인분들께 또 저녁식사를 부탁드렸습니다. 뭐가 가능하냐고 하니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랍스터요리. 뜨리니다드에서 먹었던 랍스터에 굉장한 만족감을 얻었던 터라 고민없이 콜! 낮에는 말레꼰 주변에서 강도 보고, 피자도 먹으며 놀다가 저녁에 로베르토 아저씨와 까사 데 라 뜨로바(살사 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라이브 음악이 있고 춤을 출 수 있는!)에 갈 약속을 잡고 큰 기대와 함께 저녁 시간이 되어 까사에 도착했습니다.

 


까사에 도착하고 얼마 안 돼서 저녁식사를 바로 차려주셨습니다. 먼저 스프를 준비해주셨는데요, 감자와 호박, 양파 등이 들어간 것 같은것이(확실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식재료인것 같아요!) 짭짤한 맑은 감자국과 비슷한 맛이 났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랍스터!! 어디서던 밥의 양이 매우 많은 쿠바이지만 이 랍스터는 그냥 랍스터 자체의 크기가 어마무시?! 했습니다. 꼬리만 해도 저 큰 접시를 다 채우는..



물론 저 속에도 양념된 랍스터 살이 꽉꽉 들어차있었습니다. 아마 밖에 나와있는 살코기들은 머리쪽 부분의 살이 아닌가 싶어요. 또 랍스터 요리도 요리법이 다양한데, "살사" 요리가 나왔습니다. 살사는 우리가 아는 쿠바 국민들이 모~두 출 줄 아는 그 춤의 한 종류이기도 하지만 스페인어로 살사가 바로 소스를 의미하기도 한답니다.



그 크기에 계속 감탄하며 크기를 누군가에겐 남기고자 하는 마음에 꼬리를 들고 한컷 찍어보았습니다. 크기가 가늠이 되려는 진 모르겠으나 아마도 머리쪽까지 다 있었다면 성인 여자의 팔 정도의 길이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나 맛은 솔직히 그저 그랬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약간 랍스터가 질긴 것 같기도 했고 소스의 맛도 우와! 맛있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런 곳에 와서 먹어보지 다시는 이런 사이즈의 랍스터를 어디서 먹어볼 까 싶어서 신기해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후식으로는 위의 사진에서 조그맣게 보이는 푸딩?케잌?이 나왔는데요, 개인적으로 계란 맛이 진하게 나는 달달한 푸딩 종류를 안좋아하는지라 거의 먹지 못했습니다ㅠㅠ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하다가 로베르토 아저씨와 약속을 한 장소로 밤에 나갔습니다. 바라코아에서 가장 유명한 살사 바인 까사 데 라 뜨로바 Casa de la Trove에 가기 위함이였습니다. (살사 바들의 이름은 어느 지방을 가던 까사 데 라 뮤지카 혹은 까사 데 라 뜨로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라코아의 까사 데 라 뜨로바는 시내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고, 바로 앞에 공원이 있어서 일부러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시내쪽으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곳입니다.

 


저희가 갔을 때에는 많이 늦은 시간은 아니였는데, 규모가 작아서인지 늦지 않은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들으며 구경하고, 음료수도 마시며 춤도 추고 있었습니다.

자리가 없어서 겨우 비집고 들어가서 공연장의 앞쪽이 아닌 바로 옆쪽에 앉아서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모히또와 함께말이죠.



로베르토 아저씨는 바라코아 내에서도 유명인물이신지 여기저기 주민들과 인사도 많이 나누시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간 저와 동행인도 덩달아서 약간의 주목을 받게 되어서 조금 민망하긴 했습니다. 동양인도 저희밖에 없었구요 ㅎㅎ

바라코아의 까사 데 라 뜨로바는 다른 지역보다 작은 규모이여서인지 왠지 다른 곳들보다 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일상처럼 즐기는 일상공간같은 느낌이였습니다. 물론 연주도 훌륭했구요. 쿠바 여행의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가 쿠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길거리 연주던 뜨로바에서 듣는 연주던 그들만의 색깔이 있고, 연주도 왠만한 프로들처럼 훌륭하거든요. 바라코아의 뜨로바에서는 사진에서 가장 앞쪽에 보이는 노란 옷을 입으신 기타 연주자분께서 특히 연주를 너무 잘 하셨어요. 저와 가까이 계셔서 계속 눈인사도 주셔서 더 행복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공감 버튼을 눌러주세요~ 큰 힘이 된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