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까지 약 6일여의 시간을 남기고 아바나로 돌아왔을 때, 그동안 돈을 아껴 쓴 탓인지 남은 예산이 너무 많아서 마지막에 가기로 한 바라데로의 휴양지에 남은 돈을 다 쏟아붇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가 마침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지라 빨리 숙소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될것만 같은 생각에 아바나에 도착하자마자 여행사에 가서 바라데로 리조트 예약부터 했습니다.

실제로 여행사에서 상담을 해 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많은 리조트들이 예약이 끝나서 자리가 없더군요ㅠㅠ 그래서 여러 군데 전화를 돌려본 뒤 마침 바라데로에서 가장 좋은 리조트에!! 2일간 예약이 가능한 기회를 잡아서 바로 예약했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좋은 곳에 갈 생각은 없었는데, 기회 될 때 가 보자는 생각과 돈도 남았으니 뭐!라는 마음가짐으로 3일 뒤 출발에, 2박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제가 예약하게 된 리조트가 위에 보이는 사진인 melia sol인데요, 바라데로에서 가장 좋은 리조트인만큼 큰 규모와 편리한 시설들을 자랑했습니다. 실제로 저와 친구는 그냥 배낭여행객이였지만, 리조트에 도착했을 때 저희같은 배낭여행객은 거의 아무도 못봤던 것 같아요. 다들 가족단위나 신혼여행이나...



아침에 아바나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바라데로 리조트 멜리아 솔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을 배정받고 바로 나와서 보이는 첫 풍경은 바로 커다란 쿠바 국기, 리조트의 정 중앙에 이곳이 쿠바임을 상기시키듯 크게 자리잡고 있더군요.



일단 이번 포스팅에는 리조트 내부의 이모저모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객실 내부는 사진을 찍지 않아서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굉장히 깨끗하고 모든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는 깔끔한 방이였습니다. 샤워 시설, 티브이, 에어컨, 각종 소모품 등 역시 좋은 호텔은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1층에는 여려 편의시설들이 있었는데요, 위의 사진은 1층의 바 안에서 라이브 공연이 열리고 사람들이 춤을 추며 노는 모습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연말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흥에 겨워서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역시 곳곳에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소품들이 눈에 띄게 있었습니다. 저곳은 리조트의 식당 앞에 있던 장식물입니다. 

바라데로 멜리아 솔 리조트는 all- inclusive 리조트였는데요, 올 인클루시브라는 것은 말 그대로 숙박비에 식사, 음료 이용, 시설 이용, 공연 관람 등 리조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이 포함된 것을 뜻합니다. 체크인을 할 떄 빨간색 팦찌를 채워주는데, 체크아웃할 때 까지 그 팔찌만 있으면 리조트 내에서 모든것들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리조트 내에는 그 팔찌 하나로 식사도 식당을 골라서 할 수 있었는데, 스테이크하우스도 있고, 부페도 있고, 가벼운 펍 형식의 식당도 있고, 빠에야 전문점도 있고...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스테이크하우스는 예약까지 해서 갔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였고 빠에야식당과 위의 사진의 부페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역시 크리스마스 트리도 이곳저곳 있었고, 본격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자 이것저것 점점 소품이 많아졌습니다. 심지어 바에서 주문하는 칵테일에도 장식이 더해질 만큼요!



팔찌 하나로 리조트 내에서 열리는 특별 공연들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라고 사회자 언니도 산타 모자를 쓰고 나오더군요.ㅎㅎ 역시 어디던 쿠바에서는 왠만한 공연들은 다 신나고 흥겹고 훌륭한 춤과 노래가 함께했던 것 같아요. 그 분위기 탓도 있겠지만요.

생에 첫 여행이 말도 통하지 않는 쿠바였기에 그동안 꽤 힘들었고, 그런 댓가의 형식으로 바라데로 리조트에는 말 그대로 쉬러 간 것이였기 때문에 카메라도 잘 들고다니지 않아서 사진이 많이 없는게 아쉽습니다ㅠㅠ 멜리아 솔에서의 이틀은 정말 편하고 만족스러웠던 쉼이였습니다.

가격은 1인 2박에 스탠다드 룸 233CUC이였고, 아마도 연휴라서 가격이 더 오른 것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한국돈으로 생각하면 하루에 인당 1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니 올 인크루시브이니만큼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바라데로의 바다의 모습들과 풍경들은 다음 포스팅에 이어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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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아바나에 도착했을 때도 물론 아르마스 광장에 들렀었지만 고 서적들을 파는 가판들이 나와있는 날에 간 적이 없는지라, 다시 아바나에 들렸을 때 아르마스 광장에 다시 들렸습니다.



아르마스 광장은 오비스뽀 거리와 Castillo de la real fuerza라는 요새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아름다운 광장입니다.

아바나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으로, 그 이름은 지금과는 달랐지만 무려 1520년대에 만들어진 광장이라고 합니다.



흔히 아바나 관광을 소개할 때 자주 나오는 사진스팟중 하나가 아르마스 광장인데, 아르마스 광장에서 자주 사진에서 보이는 중고서점 장터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그 풍경이 굉장히 예쁘고, 앤티크한 느낌을 줘서 오래 머물고싶은 공간이였습니다. 

상인분들이 어쩜 책 진열도 저렇게 예쁘게 해 놨는지 사진보다 실제로 보면 너무 아름다운 광장입니다



저도 이 중고서적 장터에 너무 가보고싶었으나 처음 아바나에서는 본 적이 없었는데, 다시 돌아온 아바나에서 만나게 되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책들은 잘 알아볼 수는 없지만 다양한 종류가 있었어요. 아무래도 관광객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체 게바라나 피델이 그려진 역사 책 종류가 많이 나와있긴 했지만요.

책 이외에도 오래된듯한 뱃지들이나 우표들도 팔고 있어서 앤티크한 소품들을 찾는 분이시라면 정말 지갑이 거덜날 것 같은 곳이였습니다. 저도 너무 사고는 싶었지만 지갑사정이 여의치 않는지라 사지 못한게 아쉽긴 합니다ㅠㅠ


낮에 그렇게 아바나에서 못 가본 곳들을 둘러보고, 그날 저녁에는 아바나의 차이나타운에 가 보았습니다. 까삐똘리오를 기준으로 오비스뽀 거리와 반대편에 위치해 있는데요, 까삐똘리오를 바라보고 왼쪽에 있는 Dragones거리를 따라 걷다 나오는 Zanja 거리를 중심으로 차이나 타운이 결성되어 있습니다.

여행도 끝나가는지라, 오랫만에 동양적인 음식을 한번 먹어볼까 하고 출발한 차이나타운은 그저 중국집이 즐비한 거리였습니다.



우연히 시오마라 아주머니 까사에서 얻게 된 한국어 가이드북을 들고 그곳의 짜장면 추천 집을 찾으려 했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결국 눈에 뜨이는 다른 곳에 들어갔습니다. 거의 모든 음식점에 짜장면으로 추정되는? 음식을 팔더군요!



쿠바 사람들의 눈에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모든 동양적인 것을 다 포함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듯, 일본식 그림과 중국풍 등, 그리고 화려한 홍콩이 떠오르는 네온사인들까지 온갖 이곳에서 찾을 수 있는 동양적인 느낌이란 느낌은 다 넣어놓은 듯한 인테리어였습니다.

아마도 동양인은 이 곳 인테리어에 신경 쓴 적이 없겠죠 ㅎㅎ 그래서인지 동양인 셋이 식당에 들어서자 왠지모르게 종업원분들이 신기해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시오마라 아주머니 까사에서 같이 머무른 한국인 오빠와 함께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그 분이 다행히도 스페인어를 잘 하셔서! 짜장면과 비슷한 느낌의 면 요리와 새우 요리들을 시켰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이 바로 그 짜장면인데요, 사실 짜장면의 느낌은 전혀 아니였습니다. 춘장이라기 보다는 굴소스에 볶은 면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치만 너무 오랫만에 느껴보는 동양적인 맛인지라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새우요리는 너무 짜서 그다지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태평양 건너 쿠바에서 맛본 중국식 음식은 왠지모르게 색다를 경험이였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중국이 이런걸까 생각하게 되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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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여행정보! 바라코아 까사추천!


이번 쿠바 여행의 숙소도 역시나! 지난번 산티아고에서 묵은 까사에서 연결해 준 까사입니다.

관따나모 지방의 바라코아라는 도시의 숙소 (까사)인데요, 쿠바에서 묵었던 숙소 중에서 가장 쾌적했던 숙소 중 한 곳입니다.



위의 명함에서 보이듯이 주소는 Flor Crombet no.125 e/ Frank Pais Pelayo Cuervo Baracoa_Guantanamo-Cuba 입니다. 아래에 자세한 정보는 론리 플래닛에 적혀있다고 쓰여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론리 플래닛 7판에는 이 까사에 대한 정보가 없네요. 아마 예전 론리플래닛에 적혀 있었나 봅니다.

위치는 도시의 중심부에 아주 가깝습니다.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들은 거의 도보로 가능한 정도이고,  걸어서 5분 내에 관광 안내소가 있고 10분 내에 까데까가 있고, 마트도 음식점도 뜨로바도 모두! 10분 내의 거리에 있습니다. 말 그대로 중심가중의 중심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 까사보다 더 좋은 접근성의 까사를 보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제가 여행을 했던 2013년 겨울 당시에 까사를 막 재공사를 한 참이였기에 그만큼 시설도 굉장히 잘 되어있습니다.



다른 바라코아 여행기 포스팅에서도 올렸던 사진인데, 바로 숙소의 창밖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보이는 것처럼 바로 창밖으로 탁트인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까사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이 창문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창문을 여닫는 방식이 수많은 회전문이 달린 것 처럼 되어있더군요. 바람이 아주 잘 통해서 좋았습니다.



다른 도시로 출발하기 전에 모든 짐을 다 꺼내고 다시 짐을 싸다가 말고 찍은 사진이라 많이 어지럽지만(... 다들 숙소 더럽잖아요 다 알아요ㅠㅠ)  대략 숙소 내부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침대 2개와 화장실이 방 안에 딸려있고, 에어컨도 있고 탁자들도 있고 약간의 옷을 걸 수 있는 옷걸이들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햇볕도 잘 들어와서 아주 쾌적합니다. 


그리고 방에 하나 딸린 문을 열고 나오면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작은 테라스가 나옵니다. 사진에서는 운동화를 빨고 난 후에 찍은 사진이라 신발끈과 신발 밑창이 보이지만, 맥주한 캔 들고 앉아서 편히 휴식을 취하기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작지만 이런 테라스가 있다는 것도 굉장한 이점이라고 생각해요!



테라스 뒷쪽의 풍경입니다. 다른 지역들과는 다르게 낮은 지붕들의 집들이 많이 보이네요.


테라스의 앞쪽에서 찍은 마을 사진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에는 하늘이 예뻐서 찍은 것이라 아래쪽의 마을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오른쪽 아래의 사람들이 보이는 저 길을 따라 내려가면 몇 걸음 가지 않아도 바로 마을에서 가장 큰 교회가 및 광장이 보입니다. 사진의 왼쪽에 보이는 흰 건물이 그 교회인데, 그 거리가 예상이 되시나요?

2013년 겨울 제가 여행할 당시에 한 방당 하루에 20CUC였고, 아침과 저녁식사는 별도의 비용을 내면 가능합니다. 이 까사에 머물게 된다면 아침과 저녁은 그냥 이곳에서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마땅한 식당이 근처에 없기도 하고, 이곳의 음식 맛이 너무너무너무 좋으니까요!!

아 그리고 그 당시 막 계단공사를 마무리하는 걸 보니 보수공사를 바로 전에 한 것 같았어요. 그만큼 굉장히 깨끗하고 좋은 시설을 자랑합니다. 화장실도 최신식으로 잘 되어 있었구요.

다만 주인 내외분께서 영어를 거의 못하시고, 알게모르게 뭔가 시크?!하신 면이 있어서  머무는 내내 까사 주인분들과 가장 대화가 없었던 곳이긴 합니다. 주인내외는 2층에 살고, 까사 숙소는 3층에 위치하고 있어서 사실 마주칠 일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요.

바라코아는 참 여러모로 제게 좋은 기억이 많은 도시이고, 그 이유가 이 숙소 떄문인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좋은 숙소였고, 그래서 바라코아에 들른다면 이 까사에 머무는 걸 추천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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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볼트 국립공원 투어를 하기 전날, 그 투어에 마구아나 해변이 포함됬는지도 몰랐을 뿐더러 투어 계획도 없었을 때였는지라 로베르토 아저씨와 함께 마구아나해변을 먼저 방문했었습니다.

마구아나 해변이 유명하다길래 가보고는 싶었지만 바라코아에서 택시는 많지 않기에 마을의 중심지에서 꽤 많은 거리가 떨어진 마구아나 비치는 너무 비싼값을 불러서 주저하고 있었는데, 그런 얘기를 하자 로베르토 아저씨께서 직접 택시도 잡아주시고 가격흥정까지 잘 해 주셔서 운좋게 왕복 택시비 20CUC에 마구아나 비치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거리는 택시를 타고 약 30분 넘게 달렸던 것 같아요.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고 놀 생각이여서 카메라에 혹여나 물이 들어갈까봐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아서 이 날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밖에 없습니다 ㅠㅠ

쿠바에 약 한 달간 머물면서 Playa, 즉 제대로 된 해변은 3군데를 들렸는데 그 중 이 마구아나 해변은 셋 중 가장 자연스러운 자연 그대로의 해변이였습니다. 흔히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에메랄드빛이 아닌 새파란 진짜 바다같은 느낌이랄까요?



낮부터 해가 기울때까지 실컷 해수욕을 하고 놀았지만 아쉽게도 사진은 없습니다. 바다는 모레도 부드럽고 그다지 깊지 않아서 놀기 아주 좋았습니다.

사진들은 모두 해가 지며 추워지려 해서 짐을 챙기고 다시 돌아가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그래서 좀 어둡기도 하네요.




해변에서 안 찍으면 서운한 발자국 사진까지 잘 찍고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급하게 훔볼트 국립공원 투어를 하며 다시 들른 마구아나 비치입니다. 이 떄는 카메라가 있어서 위의 핸드폰으로 찍었던 사진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 들긴 하네요. 아래에 있는 사진들이 좀 더 사실에 가까운 마구아나비치같습니다. 정말 저렇게 샛파랬거든요.




저희는 전날에 실컷 해수욕도 했고, 마구아나 비치를 들르는지도 모르고 투어에 참여해서 수영복도 없었기에 모레사장에 앉아서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기만 했습니다.백인 아이와 흑인 아이 둘이서 장난치며  파도와 싸우듯이 잡으려고 하다가 도망치기도 하는, 바다에서 노는 모습이 너무 예쁘더군요. 마치 한 폭의 그림같았습니다.


해변에 계속 앉아있는데, 마구아나 비치에서 사는 듯한 개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 중 굉장히 마른 저 개는 계속 저희를 쫒아다니며 얌전히 옆에 앉더군요. 제 수중에도 먹을것이 없었기에 주지 못하는 데도 떠나질 않아서 안쓰러웠습니다. 이 해변에 있는 개들은 모두 너무 말라서 불쌍할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배고파서 해변 옆 식당에서 샌드위치를 먹는데 해변의 거의 모든 개들이 달려들어서 무섭기도 했답니다.



여튼 그렇게 개들과 함께 모레사장에서 푸른 마구아나 해변을 감상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고 다시 투어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까사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샤워와 신발빨래! 진흙이 잔뜩 뭍은 신발을 잘 빨고 내일까지 마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안고 테라스에 신발을 널었습니다. 다음날이 바라코아에서 산타클라라로 떠나는 마지막 날이였거든요.

 


두려움을 안고 신발을 널고 테라스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니 신기하게도 작은 달 아래에 일직선으로 구름이 펼쳐져 있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푸른색 하늘에 바다쪽에는 해가 지며 나타난 붉은 빛이 있고, 그 경계에 그려놓은 듯한 일직선의 구름, 그리고 그 구름을 지키는 듯이 떠 있는 작은 미완성의 보름달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도 잔뜩 찍고 한참을 감상했습니다. 왜인진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쿠바에서의 기억 중 하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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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코아에는 유난히 자연을 만날 수 있는 투어상품들이 유명한데요, 저희가 갔을 당시에 날씨가 이틀정도 좋지 않아서 가장 하고싶던 매너티를 볼 수 있다는 배를 타는 강 투어는 불가능하고, 다른 투어를 찾아보다가 훔볼트 국립공원 투어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쿠바에 왔으니 쿠바의 산, 자연 환경도 한 번 만끽해보자는 생각으로요!

결정하고 여행사에 갔을 떄가 여행사 문을 닫은 떄라서(쿠바에선 거의 모든 가게가 일찍 문을 닫아요!) 남아있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냥 다음날 아침에 출발하니 시간에 맞춰서 아침에 여행사에 오면 투어를 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아침, 잘 일어나지도 못하는 탓에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하고 헐레벌떡 여행사로 가서 결제하고 투어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작은 미니버스에 가이드 한 분과 유럽사람들만 가득 있었고, 동양인이라곤 저와 동행인 한 명뿐이였습니다. 게다가 다른 분들이 모두 다 적어도 30대 이상이신 분들이셔서 같이 투어를 갔던 분들은 거의 저희를 중학생 정도로 보셨던 것 같아요.ㅎㅎ.... 그렇게 버스를 타고 한참 달려서 산속에 도착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창밖으론 저런 숲의 풍경들이 펼쳐졌어요. 



한참 투어버스에서 자다가 눈을 떠 보니 산 속에 도착했습니다. 내려보니 이게 국립공원인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우거진 산이였습니다. 바보같이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을 생각한 탓에 걷기 좋은 산책로 정도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것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이였어요.



위에 올린 큰 나무 사진도 그렇고, 바로 위의 붉은색 꽃도 가이드분이 쿠바에서 나는 특인한 종이라고 이야기 하셨던 것 같은데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네요. 가이드는 물론 영어라서이기도 하고... 나머지 분들이 모두 유러피안이라 저희 빼곤 너무 유창하게 대화를 하셔서 끼기 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해야하는 건가봐요!

투어를 하는 내내 가이드분이 사람들을 끌어주시며 이것저것 설명해주셨습니다. 매일 이렇게 험한 산을 탄다면 체력이 매우매우매우 좋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따라갔습니다. 산을 오르는 건 잘은 모르지만 1~2시간쯤 걸렸던 것 같아요. 어제와는 다른 너무나도 쨍쩅한 날씨에 꽤 힘들게 등산을 했습니다



동행한 유러피안들은 다양한 직업군에,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였습니다. 30~40대의 부부가 대부분이였고, 특이하게도 백발의 누가봐도 나이가 지긋해보이시는 영국 노부부가 함께했는데요, 할머니분께서 저와 제 친구를 보고 말도 계속 걸어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좋았답니다.

쿠바에서 여행하던 얘기들을 함께 나다가 역시 세상 사람들은 다 똑같구나 생각하게 됐던 일화가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몸이 좋지 않으신 할머니를 챙기지 않고 앞서서 쭉~ 나가시다가 길을 잘못드셨는데, 그 때 저와 함께 있던 할머니께서 "저 영감 말을 들으면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어" 라고 웃으며 말씀하시더군요. 너무 귀엽기도 하고 함께 있던 모든사람들이 빵 터졌었죠 ^^



홈볼트 국립공원이 얼마나 우거진 수풀 산이냐하면 위의 두 사진을 본다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줌인하지 않은 그냥 찍은 사진들인데 저정도네요. 저 뺵뺵한 나무들이란.. 걷다보면 좌우로 자주 보이는 풍경 중 하나라는게 이 투어를 하는 동안에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지금 다시 보니 또 신기한 것 같네요.



투어를 하면서 신기한 나무들, 열매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이 코코넛과 카카오였는데, 아쉽게도 카카오를 찍었던 사진을 실수로 지워서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 대신 코코넛 열매 사진은 위의 사진입니다. 코코넛도 카카오도 진짜로 나무에 열매로써 달려있는 것을 처음 보는지라 너무 신기했습니다.



쿠바는 새 관찰을 하러 오기도 좋은 나라라고 합니다. 홈볼트 국립공원 투어 곳곳에서 새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의 새는 딱따구리인데요, 가이드분께서 나무를 쫀다는 설명에 딱따구리임을 알 수 있었어요. 그러더니 가이드분께서 한국어로 딱따구리가 뭐나고 하시길래 아무 생각없이 딱따구리라고 말을 하니 함께있던 모든 사람들이 신기해 했습니다. 딱따구리의 소리에서 착안한 말이냐면서요. 





신기하게 생긴 나무, 꽃, 가시나무 등 희귀한 생물군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산의 정상쯤 되는 부분에서 탁 트인 전망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사진에선 잘 느껴지진 않지만 끝없이 펼쳐진 푸르른 풍경의 끝에 파란 바다가 펼쳐진 저 광경이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저 전망대를 지나고 나니 바닥이 많이 질척했습니다. 아마도 그늘진 부분들이라 그전에 온 비가 다 마르지 않았던 것 같았어요. 식물들고 덩굴들도 많고 해서 마치 정글을 걷는듯 한 느낌이였습니다.




 또 역시 신기한 열매의 껍질과 개미집의 모습입니다. 정말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보는 생물들을 많이 볼수 있었어요. 사진찍느냐 바쁠 정도로요. 아 그리고 홈볼트 국립공원의 신기한 점 중 하나는 흙이 붉은색이라는 점이였습니다.



그렇게 한참 걷다보니 계곡이 나왔습니다. 저는 당일날 아침에 바로 돈을 내고 별다른 설명도 듣지 못한채로 나와서 수영복도, 간식도 챙기지 않았어서 수영을 할 수 없었지만 함께 투어를 했던 유럽 사람들은 수영도 하며 간식도 먹더군요. 잠시 너무 부러웠습니다. 너무 더웠거든요 ㅠㅠ



한참을 걷고 보니 신발이 저렇게나 더러워진 상태였습니다. 진흙을 밟을 수 밖에 없고, 길도 좋지 않은지라 어느새 저렇게 되어 있더군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결국 집에 돌아가서 신발 빨래를 했습니다. 훔볼트 국립공원이 어느 정도의 산인지 짐작이 되시나요?ㅎㅎ 



계곡을 지나서 그 후로도 작은 계곡 3개정도를 걸어서 출구쪽으로 나왔습니다. 그 세 개의 계곡에는 작은 징검다리조차 없어서 결국 신발을 신은채로 계곡에 입수!! 끝내 거의 신발은 포기하며 투어를 다녔습니다. 계곡에 발을 담그기 싫다면 돈을 내고 물소? 같은 동물이 끄는 마차를 타면 되던데 역시나 팁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걷기로 했죠.



나오는 길에는 사람들이 몇 가구 사는지 가축들도 좀 있고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 때 봤던 국립공원 근처에 사는 아이들입니다. 앞에 있는 아이의 눈망울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훔볼트 국립공원 투어는 이게 끝이 아니라 이 이후에 다시 버스를 타고 마구아나 해변으로 가는 여정이 있는데요, 그건 다음에 이어서 포스팅하기로 하겠습니다. 역시나 그렇듯 잔뜩 진이 빠져서 마구아나 해변으로 가는 내내 곯아떨어져 잘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힘도 들고 신발도 다 망가져서 그 때는 좀 원망스럽기도 한 투어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언제 그런 경험을 다시 해 보나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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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바라코아 시내로 나가면서 어젯밤 저녁이 너무 맛있어서 다른 고민 없이 까사 주인분들께 또 저녁식사를 부탁드렸습니다. 뭐가 가능하냐고 하니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랍스터요리. 뜨리니다드에서 먹었던 랍스터에 굉장한 만족감을 얻었던 터라 고민없이 콜! 낮에는 말레꼰 주변에서 강도 보고, 피자도 먹으며 놀다가 저녁에 로베르토 아저씨와 까사 데 라 뜨로바(살사 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라이브 음악이 있고 춤을 출 수 있는!)에 갈 약속을 잡고 큰 기대와 함께 저녁 시간이 되어 까사에 도착했습니다.

 


까사에 도착하고 얼마 안 돼서 저녁식사를 바로 차려주셨습니다. 먼저 스프를 준비해주셨는데요, 감자와 호박, 양파 등이 들어간 것 같은것이(확실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식재료인것 같아요!) 짭짤한 맑은 감자국과 비슷한 맛이 났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랍스터!! 어디서던 밥의 양이 매우 많은 쿠바이지만 이 랍스터는 그냥 랍스터 자체의 크기가 어마무시?! 했습니다. 꼬리만 해도 저 큰 접시를 다 채우는..



물론 저 속에도 양념된 랍스터 살이 꽉꽉 들어차있었습니다. 아마 밖에 나와있는 살코기들은 머리쪽 부분의 살이 아닌가 싶어요. 또 랍스터 요리도 요리법이 다양한데, "살사" 요리가 나왔습니다. 살사는 우리가 아는 쿠바 국민들이 모~두 출 줄 아는 그 춤의 한 종류이기도 하지만 스페인어로 살사가 바로 소스를 의미하기도 한답니다.



그 크기에 계속 감탄하며 크기를 누군가에겐 남기고자 하는 마음에 꼬리를 들고 한컷 찍어보았습니다. 크기가 가늠이 되려는 진 모르겠으나 아마도 머리쪽까지 다 있었다면 성인 여자의 팔 정도의 길이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나 맛은 솔직히 그저 그랬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약간 랍스터가 질긴 것 같기도 했고 소스의 맛도 우와! 맛있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런 곳에 와서 먹어보지 다시는 이런 사이즈의 랍스터를 어디서 먹어볼 까 싶어서 신기해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후식으로는 위의 사진에서 조그맣게 보이는 푸딩?케잌?이 나왔는데요, 개인적으로 계란 맛이 진하게 나는 달달한 푸딩 종류를 안좋아하는지라 거의 먹지 못했습니다ㅠㅠ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하다가 로베르토 아저씨와 약속을 한 장소로 밤에 나갔습니다. 바라코아에서 가장 유명한 살사 바인 까사 데 라 뜨로바 Casa de la Trove에 가기 위함이였습니다. (살사 바들의 이름은 어느 지방을 가던 까사 데 라 뮤지카 혹은 까사 데 라 뜨로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라코아의 까사 데 라 뜨로바는 시내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고, 바로 앞에 공원이 있어서 일부러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시내쪽으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곳입니다.

 


저희가 갔을 때에는 많이 늦은 시간은 아니였는데, 규모가 작아서인지 늦지 않은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들으며 구경하고, 음료수도 마시며 춤도 추고 있었습니다.

자리가 없어서 겨우 비집고 들어가서 공연장의 앞쪽이 아닌 바로 옆쪽에 앉아서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모히또와 함께말이죠.



로베르토 아저씨는 바라코아 내에서도 유명인물이신지 여기저기 주민들과 인사도 많이 나누시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간 저와 동행인도 덩달아서 약간의 주목을 받게 되어서 조금 민망하긴 했습니다. 동양인도 저희밖에 없었구요 ㅎㅎ

바라코아의 까사 데 라 뜨로바는 다른 지역보다 작은 규모이여서인지 왠지 다른 곳들보다 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일상처럼 즐기는 일상공간같은 느낌이였습니다. 물론 연주도 훌륭했구요. 쿠바 여행의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가 쿠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길거리 연주던 뜨로바에서 듣는 연주던 그들만의 색깔이 있고, 연주도 왠만한 프로들처럼 훌륭하거든요. 바라코아의 뜨로바에서는 사진에서 가장 앞쪽에 보이는 노란 옷을 입으신 기타 연주자분께서 특히 연주를 너무 잘 하셨어요. 저와 가까이 계셔서 계속 눈인사도 주셔서 더 행복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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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아저씨와 콜럼버스의 발자국을 둘러 본 후 다시 시내쪽으로 나오던 길에 큰 비를 만났습니다.

안그래도 날씨가 흐려서 느낌이 좋지는 않았지만, 쿠바를 여행하며 머물던 이전의 도시들에서 열흘 정도동안 큰 비를 만난 적이 없기에 방심했었는데, 우산도 없는데 장대비가 쏟아져서 매우 당황했습니다.ㅠㅠ

그래서 바라코아 스타디움으로 발걸음을 빨리 옮겨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죠.



로베르토 아저씨가 말씀하시길, 바라코아라는 지방 자체가 다른 쿠바의 지역들보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이런 큰 소나기를 그들의 말로 "친-찬"이라고 부른다고 말씀을 해 주시더라구요. 그 말이 너무 귀여워서 계속 비가 오는 것을 보며 친찬! 친찬! 이라고 되뇌였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이 한치앞도 잘 안보일 정도로 큰 비가 왔는데요, (역시 이곳에도 올드카가! 역시 쿠바는 올드카인가 봅니다.) 우리나라의 장마 시즌에도 이정도의 비는 많이 오지 않는 수준의 아주 큰 비였습니다. 하지만 바라코아 주민들에게는 아무래도 일상적인 일인지 저희가 비를 피해 스타디움에 도착했을 때 외출을 하고 있던 많은 바라코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더군요.

그들은 비가 오는 것에 불평하지도 않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서로서로 이야기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갑자기 큰 소나기가 온다면 너도나도 우산을 어디서든 사려고 안달이거나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서 데리러 와 달라고 하거나 등 짜증섞인 목소리도 몇몇 들리고 웅성이며 조급해 할텐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답니다.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였어요.



생각보다 비가 길어져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는데, 로베르토 아저씨께서 길에서 무언갈 주우시더니 보여주며 이것의 이름이 "알만" 이라고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알만? 알만이 뭐지? 무슨 열맨가 하며 한참을 생각하다가 이 것을 직접 까 주시고 나서야 이것의 정체를 알아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게 뭔지 짐작이 가시나요?



이렇게 바닥에 부딪혀서 열매를 깠는데요, 이 열매는 "Almond", 즉 아몬드였습니다. 쿠바에서는 아몬드를 그렇게 읽나 봅니다. 영어 스펠링을 보니 알만으로 읽는 게 이해가 되기도 하구요.

아몬드는 껍질이 까진 완벽히 가공이 된 것만 보고, 먹어보았는데 이렇게 껍질이 까지지 않은 아몬드를 보게 되어서 너무 신기했습니다! 바라코아에는 카카오, 코코넛에 이어서 아몬드까지 생산된다니... 여튼 그러나 아쉽게도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것이라 까 보니 안쪽은 못 먹게 썩어있더군요ㅠㅠ



약 한 시간이 넘게 비가 계속 오다가, 드디어 잠잠해져서 다시 시내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저 때가 아침을 먹고 나와서 점심을 못 먹은 상태여서 너무 배가 고픈 상태였는데, 로베르토 아저씨께서 근처에 지인이 하시는 피자집이 있다고 그 곳으로 출발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피자가게로 가는 도중에 주택가에서 다시 비가 와서 잠시 쉬어갈 때 만난 꼬마아이인데, 자꾸 왼쪽과 오른쪽의 신발을 거꾸로 신길래 아니라고 바꿔 신어야 한다고 아무리 말해줘도 본인이 맞게 한거라고 귀엽게 주장하더라구요. 처음엔 제가 스페인어가 안되다 보니 바디랭귀지로 이야기 해서 못알아 들은건가 싶었는데, 로베르토 아저씨께서 다시 이야기 해 줘도 그대로 꿋꿋히 거꾸로 신는게 맞다고 하더군요. 귀여운 목소리로 맞다고 하는데, 그게 너무 사랑스러워서 비를 피하는 동안 잠시나마 즐겁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비가 그치고, 피자가게에 도착했습니다. 지금까지 말레꼰을 걸을 때에 잘 눈에 띄지 않아서 보지 못했었는데, 바로 말레꼰과 인접해 있는 가게였습니다. 가게 이름은 Costa norte이고, 바라코아의 말레꼰을 시내 반대방향으로 따라서 10분여 쭈욱 걷다보면 사진속의 간판을 쉽게 찾을 수 있을겁니다.

이곳에서 먹던 피자는 너무 맛있어서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짭잘한 햄들과 양파와 피망, 그리고 치즈와 약간은 밍밍한 듯한 토마토 소스까지! 비쥬얼은 그다지 맛있어 보이진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피자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으로 맛있었습니다. 게다가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시고 직접 너무 열심히 피자를 만들어 주셔서 바라코아에 머무는 동안 무려 3번이나 방문해서 피자를 먹었었어요. 갈 떄마다 더 맛있게, 더 성의있게 피자를 만들어 주셔서 아직까지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바로 말레꼰의 앞이다보니 바다를 바라보며 피자를 먹을 수 있는 것도 너무 큰 장점이였던 것 같아요. 쿠바에 다시 간다면 바라코아만큼은 꼭 다시 가고싶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바라코아의 친찬 덕분에 여행 중 가장 해보고 싶었던 투어 중 하나인 매너티를 볼 수 있는 강 투어는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친찬 덕분에 맛있는 음식도 먹고, 색다른 경험도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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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코아의 이튿날, 말레콘을 하염없이 걷다가 흰 옷을 입은 그냥, 물건을 팔려고 온 아저씨이겠거니 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처음엔 잡상인인가 싶어서 그냥 무시하려고 했었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그렇지도 않고 영어도 잘 하시고 참 좋으신 분이더군요. 

만나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가 해변 앞에서 모히또를 마시며 본격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아저씨의 이름은 로베르토, 바라코아에서 종종 가이드 일도 하시며 매일 저녁에는 바라코아의 스타디움에서 아이들에게 유도를 가르치시는 분이였습니다.



아저씨는 유쾌하시고 아는 것도 많으신 분이셔서 같이 모히또를 마시며 쿠바의 이모저모의 이야기와 바라코아의 이야기들을 즐겁게 나누었습니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영어를 잘 하시는 분이여서 소통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고 말도 잘 통해서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게다가 역시 어디서 먹던 쿠바의 모히또는 최고! 바닷가 근처의 까페에서 모히또라니!) 

사진을 찍자니 항상 가지고 다니시는 다른 관광객 친구가 보내줬다는 사진으로 만든 책을 들고 저런 포즈를 지으시더군요 ㅎㅎ



그리곤 바라코아의 여러 곳들을 보여주시겠다며 길을 나섰습니다. 이 곳은 로베르토 아저씨가 매일 저녁 일을 하신다는 바라코아의 스타디움입니다. 황량하긴 했지만 역시 야구가 유명한 쿠바답게 넓게 야구장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조금 더 걸으니 드넓은 초원에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더군요 신기한 풍경이였습니다. 야구장 옆의 말이 있는 초원이라니...



로베르토 아저씨를 따라 오솔길을 걸어서 말레꼰이 아닌 모레사장이 있는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아저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 곳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해수욕을 하는 곳이라구요. 이 길을 걸으며 이것저것 신기한 식물들도 많이 보고, 궁금했던 것들도 많이 물어보고 그랬습니다. 그동안은 봐도 이게 뭐지 하고 물을 사람이 없었는데ㅠㅠ (대부분의 쿠바노들이 영어를 잘 할줄 몰라서 묻기가 힘듭니다.)

로베르토 아저씨는 전날 밤에 비가 와서 길이 좋지 않자 익숙하다는듯이 쿨하게 신고있던 신발을 벗고 걸으시더군요.  



그렇게 조금 걷다보니 바다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진속의 저 곳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첫 발을 내딛은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 기초적인 지식도 알지 못한 채 바라코아에 와서 처음 안 사실이라 굉장히 신기하고 신선했습니다. 로베르토 아저씨를 만난 게 다행인것 같기도 했구요 ㅎㅎ 

여튼 그래서 바다 앞에 그를 기리는 작은 화환이 걸려있더군요 (조금 조촐해보이긴 하네요). 그리고 콜럼버스가 처음 바라코아에 발을 내딛었을 때에는 이곳이 인도인줄 알고 내렸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곳은 그 바다와 안쪽의 강이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바다와 강이 이어지는 곳이 뭐 신기하나 싶기도 하지만 너무도 선명하게 바다와 강의 색 차이가 나는 저 풍경이 신비로워서 한참을 쳐다봤었습니다.



바다 건너편을 보면 사진의 왼쪽에 납작한 산이 하나 보였는데, 이름은 '융케산'으로, 그 특이한 지형 때문에 쿠바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산이라고 해요. 콜럼버스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모자 모양의 산을 발견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산의 모양과는 다르게 생겨서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바라코아는 코코넛 산지로도 유명합니다, 로베르토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곳이 다 코코넛 나무들이 있는 곳이야!' 라고 했는데 직접 보니 어마어마한 양의 코코넛 나무들이 빽빽하게 몰려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코코넛 먹는 게 아니라며 자랑을 마구 하시더라구요 ㅎㅎ



그렇게 잠깐동안의 바라코아 구경을 마치고 시내로 돌아가려는 데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와서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이내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걸음을 멈추고 스타디움 아래에서 잠시 쉬게 되었습니다. 비가 조금씩 오는데도 쿠바 아이들은 파도치는 바닷가에서 신나게 놀고 있더군요. 왠지 순수해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에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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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코아는 멀리있는 산이나 바다를 제외하고는 왠만한 시내는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마을입니다.

그래서 도착한 첫 날 바다 구경을 하면서 잠시 동네 구경들도 했었는데요, 그 때 찍었던 바라코아의 사진들입니다.

아무래도 아바나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이라 그런지 건축양식이 그쪽들과 많이 다릅니다. 아바나 등의 다른 지역에서 많이 보였던 스페인양식의 건물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나 할까요?

 


까데까에 가면서 찍었던 거리의 모습입니다. 이 날이 굉장히 흐린 날이여서 사진들이 대체적으로 어둡게 나왔네요 ㅎㅎ

그리고 까데까(CADECA)는 쿠바 국가지정 환전소인데요, 쿠바에는 까데까 이외의 개인 환전소는 없습니다. 지역마나 한두개씩 있으니 여행할 때 어느 지역을 가시던 항상 제일 먼저 까데까의 위치를 확인해 놓으시는게 좋아요. 까데까에 가시면 각 나라별 통화의 환율을 볼 수 있고, 외화 환전은 물론 CUC을 CUP로 혹은 그 반대로 환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지인 화폐와 외국인용 화폐 교환을 말합니다.) 물론 살 때와 팔 때의 가격이 다르니 잘 확인하시고 이용하시는 게 좋아요! 



쿠바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미국의 적대국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여권에 쿠바 비자가 있으면 미국에 들어가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고 해요. 그래서 쿠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자를 받았던 흔적이 여권에 남지 않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비자는 그래서 여권에 찍지 않고 따로 다른 비자 종이를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여튼 그래서인지 쿠바 곳곳에선 미국을 적대시하는 태도의 벽화들을 자주 접할 수 있어요. 이런 내용들을 아무렇지 않게 마구 그려놓는 나라가 몇 있을까 싶네요. 새빨간 주먹으로 성조기 모자를 쓴 사람을 때리고 쿠바 국기 모양의 눈이 쳐다보고 있는.... 


쿠바사람들은 몇 번 언급했던것 같기도 하지만 매우 여유로운 편이에요. 그래서 평일 낮에도 이렇게 아무 곳에나 삼삼오오 앉아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까데까 순서를 기다리면서 찍었던 기억이 있네요! 

아 참고로!!! 까데까는 이용시간이 매우 철저히 지켜지고,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서 한 사람이 나가면 한 사람이 들어가서 용무를 보는, 항상 직원이 문을 열어주는 시스템이에요. 그래서 보통 까데까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 있는데요,(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쿠바 현지인들도 환전 뿐만 아닌 다른 업무로 이용을 하는지 항상 줄이 길어요.) 그 때 줄이 명확하지 않다면 어리둥절하며 우왕좌왕하지 말고 "울띠모?" 라고 크게 외치시면 됩니다. Ultimo!라고 외치시는건 '누가 마지막 사람입니까?'정도의 뜻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럼 누군가가 손을 들 거고, 그 뒤로 줄을 서시면 됩니다! 눈치보지 마세요. 누가 와도 줄이 어정쩡하다면 울띠모를 외치시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까데까에서 환전을 마치고 다시 바닷가 쪽으로 나왔습니다. 바닷가와 바로 인접한 주택들의 모습입니다. 앞에는 작게 공원처럼 꾸며져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이 집들에서는 바로 문을 열면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곳들이죠.



그리고 언제봐도 기분 좋은 바닷가의 모습입니다.

 

바닷가의 말레꼰을 따라서 계속 걷다보면 작은 공원이 나와서 잠시 쉬다 갈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맞이하는 바닷바람은 바라코아에서 머무는 내내 기분을 좋게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즈음에서 바라코아의 은인, 로베르토 아저씨를 만나게 됬습니다. 그 분 덕분에 바라코아 관광도 재미있게 하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좋은 추억들도 많이 쌓았었죠. 그 얘기들은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하기로 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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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플래닛 쿠바에 

"Unlike countries such as Italy and France, Cuba doesn't really have a regional cuisine. at least not until you arrive in Baracoa where everything, including the food, is different"

 이라고 적혀있을 만큼 바라코아에는 다른 쿠바 지역들에서 맛볼 수 없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코코넛밀크을 이용한 생선 요리인데요, 유명한 만큼 바라코아에 입성한 첫째날, 까사 주인분께 부탁드려서 저녁 요리로 맛보게 됬습니다.

이 요리의 정식 명칭은 모르지만 대충 코코넛 피쉬! 쯤으로 설명드리니 알아들으신 것 같았어요. 바라코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이니 그정도로 설명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요리를 처음 받았을 떄는 그 방대한 양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선이 어마어마하게 큰 데다가, 그 두깨 또한 실로 엄청났기 때문이죠. 사진상으로는 그 두께가 어떻게 느껴질 지는 모르겠지만 왠만한 페밀리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보다 두꺼웠습니다. 게다가 함께 주는 밥은 우리나라 국그릇보다 더 큰 용기로 한 그릇 가득 정도의 양... 사실 어딜 가던 까사에서 제공되는 밥은 양이 아주 많습니다. 그것도 쿠바 특유의 문화가 아닐까 싶네요.

여튼 이 요리는 쿠바 특유의 코코넛 소스인 코코넛 밀크에, 토마토소스와 마늘 들을 넣어서 만든 소스를 생선살 위에 발라서 익힌 요리입니다. 바라코아는 바다와 굉장히 인접한 바닷가 마을이라 해산물이 풍부하고, 코코넛 산지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바라코아에서 맛본 코코넛들은 그 신선도가 다른 지역괴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신선하고 맛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 요리는 바라코아의 유명한 두 가지 식재료로 만든 요리인 셈이죠.

 


밥을 먹으면서 이 생선의 두께에 감탄하며 한국에 가면 사람들에게 보여주리라 하고 찍었던 사진인데 초점이 엉뚱한 곳에 가 있네요... 잘 보일지는 모르지만 굉장한 두께감에 다 먹지 못하고 반정도 남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ㅠㅠ

코코넛 특유의 부드러운 향과 풍미에 토마토 소스의 맛이 어우러져 흡사 흔히들 먹는 토마토 소스와 크림 소스를 섞은 로제 파스타와 비슷한 맛이 났는데요, 일반 로제 파스타의 소스보다 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두꺼운 생선살이 씹히는 느낌이 쫄깃해서 마치 생선 요리가 아닌 일반 고기를 먹는 느낌이였습니다. 

아무래도 그냥 우유와 생크림으로 만든 소스와 코코넛 크림은 차이가 나나 봅니다. 다 먹을때까지도 뻑뻑해지지 않고 그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유지하는 게 아주 인상적이였습니다.



밥을 다 먹고 후식으로 먹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입니다. 바라코아는 쿠바에서 유일하게 카카오가 자라는 산지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초콜릿도 이 곳의 특산품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토핑 없이 그 자체로 훌륭한 달콤씁쓸한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다음날 바라코아의 아침상의 모습입니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계란요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빵과 버터, 과일과 귤 쥬스, 약간의 야채들과 커피 그리고 코코아까지! 바라코아에는 다른 지역들과는 다르게 귤을 흔하게 볼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만다린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로 치면 귤에 가까운 과일을 자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쥬스도 만다린 쥬스여서 상큼한 쥬스를 오랫만에 맛보는지라 매일 행복하게 아침식사를 했었답니다.


그리고 어젯 밤에도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맛봤던 것 처럼 바라코아에서는 특이하게 다른지역의 아침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코코아가 제공되었습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보다 이 코코아에서 진짜 맛있는! 초콜릿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너무 달지도 너무 쓰지도 않은 달달하고 따뜻한 코코아는 아침마다 기분을 좋게 해 줘서 매일 아침 커피는 남겨도 이 코코아는 항상 싹싹 모두 먹었습니다.

요리가 유명하다는 한 구절에 들른 바라코아였는데, 바라코아에서 너무 맛있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어서 더욱더 행복했던 바라코아 여행이였습니다. 아직도 생각나는 음식 중 최고를 꼽으라면 코코넛 밀크 생선요리일 정도로요. 

이것들 뿐만 아니라 랍스터 요리와 피자도 너무 행복한 음식이였는데, 다음에 포스팅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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