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라라에서 첫 도시였던 아바나로 돌아온 날, 산타클라라에서 숙박비 사기를 당하고 지친 몸과 마음에 다시 시오마라 아주머니의 까사로 돌아왔습니다.

까사에서 짐을 풀고 쉬다가, 다음날 비냘레스 투어를 할 생각에 여행사 문 닫기 전에 일찍 가서 비냘레스 투어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미뤄놨던 지인들의 선물을 사기 위해서 다시 오비스뽀 거리를 돌아다녔죠.



오비스뽀 거리 근처에서 만난 만능 거리공연사?! 입니다. 머리위의 인형도 움직이고 기타도 치면서 하모니카도 불면서 한쪽 발은 타악기를, 한쪽 발은 다른 인형을! 자유자재로 연주하고 공연하시는 게 너무 신기하고 인상깊었습니다.

 


아바나에 돌아오면 다시 이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지 싶어서 다시 먹기도 했구요 ㅎㅎ 아직도 가끔 생각나는 볶음밥과 돼지고기입니다.


저희가 12월 초에 아바나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시오마라 아주머니의 까사에 한국 사람은 저희들밖에 없었는데, 다시 아바나로 돌아왔을 때에는 아무래도 여행 성수기 시즌이 시작되어서인지 한국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온 오빠, 대전에서 온 언니, 그리고 서울에서 온 언니까지! 쿠바에서 한국사람 만나기 너무 어려워서인지 만나니 너무 반가웠고, 그리고 그날 밤에 시오마라 아주머니가 춤을 추러 놀러 나가신 곳에 다같이 따라나섰습니다.



시오마라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춤추러 가신다고 하고 놀러 나가신 후, 마침 할 일이 없었던 차라 까사에 묵던 사람들과 까사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와 함께 시오마라 아주머니가 가 계시다는 클럽?으로 향했습니다. 지금껏 다른 도시들에서 까사 데 라 뜨로바는 다녀봤지만, 진짜 쿠바사람들이 밤에 놀러 다니는 클럽은 처음이라 신기한 경험이였습니다.

그치만 너무 시끄럽고 신나는 분위기여서 미처 사진은 찍지 못한 건 아쉽네요ㅠㅠ 번쩍이는 등이 있고, 신나는 밴드 음악이 있고, 사람들은 신나게 춤추는 즐거운 곳이였습니다! 살사를 못 추는 저도 사람들이 알려주는 대로 다 같이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로 흥겨운 곳이였습니다. 진작 이런 곳을 다닐걸 하고 후회가 될 정도로요.ㅎㅎ

한 밴드의 공연이 끝난 후, 시오마라 아주머니와 함께 다 같이 2차로 잉글라테라 호텔 앞의 바로 향했습니다. 위 아래에 있는 사진들이 잉글라테라 호텔 바 공연의 모습입니다.



시오마라 아주머니와, 언니오빠들과 함께 맥주를 시키고 쉬며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시오마라 아주머니가 사 주신 아이스크림도 먹고 수다도 떨고! 흥겨운 라틴 음악이 끊기지 않고 나왔고, 사람들과 춤도 추며 놀았습니다! 살사를 잘 추지 못해서 부끄럽기도 하고 야외인지라 밖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는 느낌이라 더 부끄럽긴 했지만, 그래도 왠지 쿠바라서 가능한 경험인 거란 생각이 들어 지금은 멋진 경험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사진 왼쪽에 있는 파란 글씨의 간판이 HOTEL INGLATERRA 입니다!

한참을 놀다가 잉글라테라 호텔에서 나와서 다시 까사로 돌아오는 길은 아쉽기도 했지만, 다음날 아침에 비냘레스 투어 예약이 있는지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들어가 잠을 청했습니다.

쿠바에 처음 도착한 도시가 아바나였기에 여행의 막바지에 다달아서 다시 온 아바나는 고향집에 온 듯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였습니다. 아무래도 시오마라 아주머니 까사 덕분인 것 같기도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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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라라의 마지막 날, 비달 광장 근처를 걷다가 광장 근처의 한 구석에서 무대가 설치되고, 그곳에서 무용수들이 리허설을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본 공연이 뭔지 궁금해서 관계자로 추정되는 분께 약간의 스페인어와 손짓발짓으로 물어보니 오늘 밤에 까마구에이 발레단의 공연이 있을거라고 하더군요.

전 세계적으로 쿠바는 의외로 발레가 굉장히 유명한데, 그 중 까마구에이의 발레단이 쿠바 전역에서 가장 유명합니다. 유명한 발레 학교가 까마구에이에 있거든요. 

그러나 제가 까마구에이에 머무를 때는 까마구에이 발레단이 전국 순회 공연중인지라 공연을 볼 수 없었는데요, 그 순회 공연 중인 발레단이 우연히 제가 산타클라라에 머무를 때 산타클라라에서 공연을 할 차례였던 것이죠.

물론 까마구에이에서 봤다면 표를 사고 돈을 내고 봤어야 하는 공연이지만, 심지어 이 공연은 무료 공연인지라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저녁에 저녁식사를 마친 후 시간 맞춰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무대에 도착하니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발레 공연을 보러 와 있어서 작은 동양인 둘이 구경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상태였습니다 ㅠㅠ 거구의 쿠바노들이 빼곡히 있는지라... 열심히 앞으로 앞으로 나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나마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요.

본 공연 시작 전에 사회자 분이 오셔서 간략한 공연 설명과 발레단 소개, 그리고 감사의 멘트를 해 주셨습니다. 낮에 오늘 공연을 하냐고 물어봤던 그 분이시더라구요.



본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푸른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나와서 현대무용 공연을 했습니다. 아름다운 몸짓들이 마치 푸른 바다를 연상시켰습니다. 




아 사진이 왜이리도 초점이 안맞았을까요....

두번째 공연은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쿠바의 역사와 전쟁, 혁명에 관련된 내용같았습니다. 남자 무용수 둘이 나와서 함께 발레공연을 꾸려나가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흰 옷은 미국쪽, 그리고 화려한 색상의 옷은 쿠바쪽을 의미하는 것 같았어요. 둘의 호흡이 아주 잘 맞고, 남자 무용수 둘이 모든 것을 꾸며가는 발레공연인데도 무대가 꽉 차는 느낌이 아주 멋졌습니다.



세 번째는 전통무용 공연이였습니다. 세 명의 여자 무용수가 나와서 지팡이를 들고 아프리카(스러운) 리듬에 맞춰 익살스럽게 추는 춤인데, 무용수들의 눈빛이 너무 강렬하고 연기를 잘 해서 몰입감이 아주 좋았습니다.

사실 이 공연을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의 카니발 박물관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별 감흥이 없어서 공연에 아주 실망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같은 춤이지만, 전문적인 무용수들의 공연을 보니 그런 생각이 사라지더군요.

 


그 다음 공연은 남녀 여럿이 나와서 함께 추는 살사댄스 공연이였습니다. 돌아가면서 흥겨운 리듬에 맞춰서 춤을 추는데, 현란한 스텝에 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쿠바 여행을 다녀온 후,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살사는 쿠바사람들에게 그들의 삶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꼭 맞다고 생각을 한 게 이 공연을 보고 난 후였습니다. 공연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춤추고 리듬을 타더군요.

그리고 사실 마지막 한 공연이 더 있었는데, 너무 몰입을 해서 공연을 보게 된 나머지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남성 무용수 한 명이 나와서 전통 무용을 보여주셨는데, 그 분의 분노와 슬픔이 섞인 눈빛과 몰입감에 조금 과장하자면 숨쉬는 소리도 내면 안 될 것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저런 분이 진짜 진정한 무용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우연히 접하게 된 공연이였지만,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쿠바에서 까마구에이 발레단의 공연을 한 번쯤은 보는게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던 공연이였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접해본 무용들과는 차원이 다른 정도의 전문적인 느낌들과 몰입도였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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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라라에서 묵었던 숙소는 이 곳입니다. 


명함에 쓰여있는 그대로, 정말 마을의 중심지에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고, 방에 욕실이 딸려있고 물도 잘 나오고, 방도 쾌적하고 아주 좋습니다.



까사를 들어가려면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아파트 형식이여서 옆에있는 벨을 누르면 직접 내려와서 문을 따 주십니다. 이 까사는 2층에 위치하고 있구요.



특이하게도 이곳은 집에 들어서면 바로 주인 가족들과 함께 쓰는 거실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인 가족들이 사용하는 집, 그리고 거실 옆쪽에 마련된 공간이 숙박을 할 수 있는 방이라는 점입니다. 거실에는 위에 보이는 것 처럼 심지어 우리집 티브이보다 더 좋은 삼성 티브이가 한 대 있습니다. 아마도 이 까사 주인내외분들이 돈이 꽤 있으신 것 같았어요.

그리고 굉장히 흥이 많고 노래 듣는걸 좋아하셔서 티비에 유에스비를 연결해서 계속 뮤직비디오(그것도 주로 힙합!!)를 보시더군요. 쿠바에서 삼성 티비로 미국 뮤직비디오를 본다는게 적잖은 충격이였습니다.

사진속의 티비에는 크레용팝이 나오는데요, 제가 묵기 전 이 숙소에 들렸던 한국인이 택배로 유에스비에 이것저것 한국 노래 영상들을 보내줬다고 했습니다. 아마 연말 가요대전 영상같았는데, 이 까사 가족들은 에일리를 가장 좋아하더군요. 노래도 잘하고 예쁘기도 하다며 ㅎㅎ



 방 내부의 모습입니다. 분홍빛으로 잘 꾸며져 있고, 냉장고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에어컨도 잘 나오구요, 창문도 2개나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침,저녁을 거의 모두 해결했는데 아침값은 1인당 3CUC, 저녁은 7CUC였습니다. 더 깎을 걸 지금와서 후회하기는 하지만 음식이 아주 풍족하게 나와서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유난히 아침식사가 가장 잘 나왔던 까사인데요, 다른 까사의 아침식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경쓴 데코레이션과 햄과 치즈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은 7CUC짜리 저녁식사입니다. 메인 요리로는 닭고기 요리, 돼지고기 요리가 나왔습니다. 그다지 맛이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럭저럭 맛도 좋고, 양도 물론 많았습니다.




다만 식사를 할 때 불편한 점이라면 식탁이 온 가족이 사용하는 거실에 있는지라 가족들이 거실에서 티비를 보는 동안 그 옆에서 어색하게 식사를 했어야 한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스페인어를 좀 할 줄 알았다면 덜 어색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저녁식사를 할 때는 주인집 딸이 남자친구와 싸웠는지 (이 까사에 주인내외에게 딸이 하나 있는데 딸의 남자친구가 거의 사위처럼 집을 자주 드나들더군요. 처음엔 아들인 줄 알았습니다.) 집 분위기가 너무 안좋아서 눈치보면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ㅠㅠ


까사 주인 가족들이 다 유쾌하신 분들이고 시설도 접근성도 모두 너무 좋았지만 유독 이 포스팅에만 까사 추천이 아닌 정보라고만 쓴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곳에서 숙박비 사기를.....ㅠㅠ 당했습니다. 물론 제가 꼼꼼히 확인을 하지 않은 잘못이 크긴하지만요.

 쿠바에서는 보통 숙박비를 인당이 아니라 방 하나당으로 잡습니다. 그래서 원래 한 방당 20CUC로 알고 그렇게 숙박을 했는데, 계산을 할 때 까사 주인아주머니께서 실수인지 아니면 작정하고 사기를 치신건진 몰라도 인당 20CUC로 계산을 하시며 제게 계산 한 것을 제게 보여주시더군요. 아무생각없이 2인이니까 계산이 맞구나~ 하고 돈을 지불하고 나왔는데, 까사를 떠나서 아바나로 가는 도중 생각해보니 너무 큰 돈이 나간 걸 깨달았고, 그렇게 40CUC을 사기당하고 말았습니다. 

아주머니가 작정하시고 사기를 치신 것이라면 이 숙소를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저도 다른 한국사람에게 추천을 받고 간 곳인지라 실수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포스팅을 올리기는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기분이 나빴기에(주인집 아주머니와 계산을 확인하지 않은 제 자신에게도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ㅠㅠ 

역시 해외여행을 할 때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녀야 하는데, 몇 주 지나다 보니 해이해져서 그런 일을 당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여튼! 정상적인 가격이라면 이 까사는 2인에 한 방을 이용하면 20CUC입니다. 혹여나 쿠바 산타클라라 숙소를 찾고 계신다면 신중히 잘 판단하시고 들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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